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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패랭이꽃 - 김성조 시인

Molloy- 2019. 6. 25. 11:21


패랭이꽃 

오늘도 바람인 여자를 보아라
전생 어느 길목에선가
함께 울었을
눈물인 여자를 보아라
한때는 누군가의 그 사람이었을
서러운 그리움이었을
진흙길에 발목 적시지 않고
머무르지 않고
소리내지 않는

 

오늘은 내가 사랑한 그 사람이 아니라
나를 사랑한 그 사람을 생각한다


눈물없이 지나온 많은 얼굴들을 
어느깊은 종소리를 따라 걷다가
사막에 불을 놓아
스스로 타오르는 여자
꽃가운데 앉아
홀로 반짝이는 여자를 보아라.

 

김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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