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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길 한강 산책이었다.
해지기전 05:30 정도 마포역 집을 나서 서강대교 정도까지 산책후 돌아올 요량으로 집을 나섰다.
마포종점 나들목을 나와 마포대교를 지나고 토정나들목을 지나는데 갈색 진돗개 모양새를 한 개가 한마리 빠른 걸음으로 우리를 지나쳤다. 유심히 보니 진돗개는 아니고 중형경 정도 크기이나 하는 짓(?)으로 보아하니 아직 어린 강아지로 보였다.
목줄이 없었고 개를 발견한 산책하던 행인들도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았으나 개는 마냥 신나있는(?) 상태로 총총 뛰어나갔다.
그래서 기억에서 잊혀질때쯤 늦은걸음으로 도착한 현석나들목, 아까 그 녀석이 조그만 푸들에 관심을 표하고 쫒는 중이었다. 당황한 푸들 주인은 푸들을 품에 안고 도망가기 바빴고 이 녀석을 불러보니 '어라?' 반갑다고 뛰어온다.
이 녀석 자세히 보니 개목줄도 인식표도 없다. 잠깐 반갑다고 하더니 또 오던 반대방향으로 가려는 녀석. 아무리 봐도 주인과 동행한 개같지는 않다. 그래도 주인이 뒤따라올지 모르니 녀석을 따라 걸어보았다. 최초 발견부터 1시간여가 지난 시점에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보니 이 녀석. 주인이 한눈 판 사이에 잠깐 잃어버린 것 같지는 않다. 건강하고 밝아보이는 녀석인데 몸에 거뭇거뭇 무언가 묻어 보인것을 보니 한참을 돌아다닌 것 같다.
임시방편으로 줄을 구해 녀석의 목에 감았다. 졸리지 않게 조심조심 감았더니 이 녀석 순순히 응한다. 일단 녀석이 가는데로 따라가보았다. 주택가로 가는 듯 하여 집을 찾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따라가보았는데 표정을 보니 그냥 놀러다니는 것 같다. 집을 찾는 절박함도 절망감도 없어 보이고 그저 신나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 가서 강아지용 시저캔과 쿠키를 사서 먹였다. 배가 고팠는지 먹긴 먹는데 허겁지겁은 아닌 것이 몇일 굶은 것 같지는 않다.
이제부터가 고민되는 시점.
유기견 보호소로 가게 되면 15~20일 정도 보호후 안락사된다고 들은것 같은데...
한강에서 신나서 뛰놀고 있던 놈을 그냥 놔두면 주인을 찾든지 어찌됬든 목숨은 붙어있을텐데 이 놈을 유기견 보호소로 보냈다가 괜한 생명을 잃게하는 것은 아닐런지..
일단 집에 데려가서 보호한후 인터넷에 보호중이라는 글을 올리고 전단이라도 붙어보자라는 결론을 낸뒤 집으로 데려가는데 이 녀석도 무언가 깨달았는지 좀 당황한 느낌이다. 여차저차 집으로 데려와 사진을 찍고 안정을 찾게 해주었다.
시간이 7시가 넘어 관련 기관에 전화를 해보니 업무마감상태라서 도움을 얻을 수 없었다.
애가 차에 치이거나 피를 흘리는 등 구조가 필요한 상태가 아니어서 긴급 구조요청을 할 수도 없는 상태였다.
112나 119에 신고를 해도 담당업무가 아니라는 답변을 받을 것이고 사실이기에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오래도록 검색해서 찾은 곳은 두곳.
동물보호센터 : http://www.angel.or.kr/
포인핸드 앱 포인핸드 (Paw In Hand / 포인핸드 - 유기동물 입양 & 실종동물 찾기)
https://apps.apple.com/kr/app/포인핸드-유기동물-입양-실종동물-찾기/id1019549518
일단 두곳에 녀석의 사진과 특징, 장소 정황과 연락처를 업로드했다.
누군가에게 금방이라도 연락이 오길 고대했지만.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
그나마 녀석이 헤헤헤 밝은 표정이어서 다행이다.
내일은 뭘 어쩌해야하나.
연락이 오긴 왔는데. 유기견 자원봉사자인듯한 분의 문자 메세지였다.
유기견 습득 보호시 강아지 주인 찾아주는 방법에 대한 메세지였는데 유기견/ 묘 관련 글에 일일이 이렇게 대응해주시는 듯 하다. 아마도 주인이라고 나타난 사람한테 개를 덜컥 안겨주거나 기타 잘못된 방법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줄이고자 자진해서 애쓰시는 듯 하다.
<강아지 찾아주는 범 (고양이 포함) 메세지 전문
●강아지 주인 찾아주는 방법(고양이포함) ★★입양시 개장사조심
인터넷에 올리신 글의 전화번호를 보고 도움문자 드립니다.
★★★개장사조심:
인터넷상으로 개장사들이 어마어마하게 활동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유기견을 전문 입양하는 유기견전문번식업자,도살업자,전문사기분양업자(인터넷을 통해 강아지를 무료로 입양하여 돈을받고 업자나
가정에 되팜)가 90%이상으로 추측합니다.
※ 집 주변에 풀어놓고 키우는 개를 유기동물로 오해하는 사례가 있으니 ●발견장소에서 강아지 목줄을 하고 강아지가 집을 찾아가는지 따라 가
보세요.
순종견인 경우 자기가 주인인척 하고 달라고 하는 이상한 전화가 꼭 오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주인이 찍었던 개 사진, 주인이 만든 강아지 찾는 전단지나 인터넷글, 강아지 특징확인요망)
유기동물은 길 잃고 불안하여 초기에만 산만함,침흘림,분리불안,계속따라다님 할수 있으나 차츰 안정을 찾습니다.
시,구 위탁 보호소는 공고 10일후 주인 안 나타나거나 입양등 안 되면 안락사입니다.
(2014년 서울시 보호소 평균
안락사,폐사율 47.9%)
http://m.news1.kr/articles/?2276691
채널A뉴스: 개고기집에 유기견 보낸 동물보호소?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449&aid=0000074222
* 시,구 위탁유기견보호소에서 주인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법적으로 보호소 입소한후 공고 10일후 임시보호나
입양할수 있습니다.)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직접 키워주시거나 믿을수 있는
아는분에게 입양 부탁드립니다.
(아무에게나 입양시키는것은 위험성이 큽니다)
구조자님의 인터넷의 글을 보고 도움말씀 드렸습니다. 저는 유기동물관련 순수개인봉사하는 사람입니다.
제글을 보시면
●유기동물 찾는 중요 사이트와
●입양시 주의점등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사항들이 있습니다.
http://m.blog.naver.com/kcuojs
네이버 블러그에 올린 글 이어서 절대 스팸글이 아닙니다.
링크클릭 안 되면 네이버 블러그로 가셔서 포스트찾기가 아닌 별명,아이디찾기에서 kcuojs 로 검색하세요
*제가 아는 것은 블러그에 다 썼고 끝없이 쏟아지는 유기동물 입양에 대해 제가
개인이라서 도움의 능력도 없습니다. 사정상 문자답변과 전화통화는 전혀 못해 드리니 이해 부탁합니다
다음날 아침. 별다른 연락은 없었다.
달라진 거라고는 데려온 녀석이 카페트에 오줌을 세방이나 쌌다는 것.
밤에는 낑낑거림 없이 잘 잤다.
주변에 동물병원에 가서 칩을 검사해보기로 했다.
일부러 한강쪽으로 나가 혹시라도 주인이라도 마주칠까 천천히 걸어 병원에 데려갔다.
칩이 없으면 유기견 공식 지정 보호소로 지정된 이 병원에 보호를 요청하고 전단이라도 몇장 붙여야겠다 싶었다.
병원에 미리 전화를 걸어보니 흔쾌히 칩검사를 해주시겠다고 한다. 병원에 도착해 기계로 검사를 하니 삑! 아 다행이다. 칩이 나왔다.
그리고 1분뒤. 의사선생님이 나오시더니 어라? "나 얘알아 " 하고 컴퓨터를 조금 들여다보시더니 이 녀석 여기 온적이 있는 애라고 했다.
진료 기록의 보호자에게 바로 전화.
맞댄다. 잃어버렸댄다.
유기견 인수증을 작성하고 좋은일 한 보람에 병원을 떠났다.
30여분뒤 견주에게서 전화가 왔다.
고맙다며 커피쿠폰 선물.
비록 카페트 세탁하느라 고생좀 했지만
개 찾아준 보람찬 이틀.
유기견을 하루밤 보호하고 주인을 찾아주며 알게된 점.
- 유기견 습득시 연락할 메인채널이 없다. ( 112, 119 등 유기동물 신고 대표전화가 따로 없어 혼란스럽다)
- 심야시간 연락이 되지 않는다면 습득한 사람이 개나 고양이를 다시 풀어놓아야 할 상황일수도 있다. / 동물보호 상담센터. 1577-0954. 상담시간 : 평일 09:00 ~ 18:00 [공휴일 휴무]
- 금요일밤에 보호하기 시작한 강아지는 월요일까지 데리고 있어야 하는데 생전 처음보는 동물을 집에서 돌봐줄 수 있는 상황이 되는 사람은 많지않다.
- 온라인도 메인채널이 없다. 통일되어 한군데만 올려도 검색이 될수록 개선되어야 할것 같다. 밑져야 본전 심정으로 여기도 저기도 다 올려야 할것 같다. 공식인지 사설인지도 모른 각종 사이트들과 카페 등등등.
- 이 경우 애타게 찾는 사람 입장에서도 여기저기 다 뒤지고 다녀야 한다는 이야기.
아무튼 채널의 통일이 시급해 보인다.
일단 개나 고양이를 잃어버리거나 습득한다면
[여기]! 하고 한곳으로 가 잃어버린 주인과 습득자가 만날수 있는 포인트가 될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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