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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대교의 글귀들이 사라졌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여의도 가는길에 사진을 담아봤는데 막상 지나다니며 한토막 한토막 읽으며 지나다닌 기억이 나 약간 허전하네요.
2019년 10월22일의 기사. 마포대교 자살 예방문구 7년만에 제거. ' 효과 떨어져'
소방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 8월까지 투신 시도자와 사망자가 많은 한강 다리는 마포대교였다.
이 기간에 마포대교에서는 846명이 투신해 24명이 숨졌다.
하지만 글귀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사진과 같이 스티커였던 글씨들의 흔적이 남아있네요.
부분 부분 식별이 가능합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
'아직 오지 않았다'
세상 다 무너진 사람들에게 놀리는 거 아니냐 등 논란의 문구들도 많았지만
참 괜찮은 문구들도 많았습니다.
사실 단어 하나 하나가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에 달린 것인데
'자살을 앞둔 사람'이 그 대상이었으니 누가 썼어도 참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때는 '아무말 하지 않는' 입장이 최고라는 것이 7년이라는 시간을 통하여 난 결론인 것 같습니다.
여기는 얼룩을 남기고 사라졌네요.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이 얼룩또한 지워질까요.
지워질 글씨에 집중하며 사진을 담다보니 남아있는 흔적들이 유난히 눈에 띄네요.
마포대교위에 글귀가 사라지고 남아있는 짜장면, 짬뽕등 먹을 것 사진들.
아마도 '글씨'만 지우라는 방향이 있지 않았나 싶어요.
색이 바래 볼품 없어졌지만
역시 음식 사진은 식욕을 돋웁니다.
조개구이와 순대국밥, 명란이 올라간 밥.
마포대교 여의도 방향 '바람의 길 ' 조형물.
한번도 관심을 가진적이 없는 조형물인데 오늘따라 눈에 띠네요.
그런데 . 들어가지 마세요.
스케이트보드, 자전거, 롤러블레이드만 진입이 불가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도보 진입도 안되나봐요.
수방사 헌병단에서 목격자를 찾습니다 현수막을 붙였네요.
아마도 탈영병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포대교 육삼빌딩 방향에 남아있는 텍스트가 있네요. '사랑하고, 하지만. '
거울에도 텍스트들이 남아있습니다.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시간'
'누구보다 너를 사랑하는 사람'
이 부분에서는 잠깐 멈춰 섰는데.
남겨진 텍스트 자욱위에 누군가 검은색 마커로 덧칠을 해두었습니다.
'사랑 했습니다'
아마 남은 글씨 자욱들에도 사람들의 낚서들이 덧입혀지지 않을까요.
남아있는 '가족사진'들
마포대교위의 글귀과 그리운 분들은
다음 포스팅에서 글들을 읽으며 추억해보세요.
마포대교 자살방지 글귀모음
2012년 9월 26일 서울특별시는 삼성생명, 제일기획과 함께 소통형 스토리텔링 형식을 담아 생명의 다리라는 콘셉트로 실제 투신자살이 일어나는 장소마다 센서를 설치해 보행자의 움직임에 따라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보여줄 수 있도록 했다. 이후에도 한강대교에도 유명인사들의 응원 글귀를 적어 설치하는 등 자살 방지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심리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지 않은 채 자살 예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글귀를 적어놓아서 오히려 자살을 조장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이 글귀들은 심리를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에게 공모받은 것들이다.
아래는 문구들. 한 번 판단해 보자.
밥은 먹었어? 잘 지내지? 바람 참 좋다 오늘 하루 어땠어? 별 일 없었어? 많이 힘들었구나 말 안 해도 알아. 기분이 꿀꿀할 땐 기지개 한 번 켜고 커피 한 잔 어때? 좋지? 산책이나 할까?
문제점: 바람은 좋기보다 차게 느껴지는 데다 '기지개 한번, 커피 한잔, 산책'으로 해결될 문제였으면 애초에 오지도 않았다.
기분이 꿀꿀할땐 기지개 한 번 켜고 파란 하늘을 봐 봐
문제점 : 이 말은 일반인들에게 위로가 되겠지만 만성적인 정신 질환자나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에게 소용이 없다.
음... 힘든 일들 모두 그냥, 지나가는 바람이라 생각해 보면 어떨까?
문제점 : 사필귀정을 말하는 문구이다. 앞으로의 희망을 보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사람마다 공감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자살하러 여기까지 온 건 계산상 희망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는 게 문제다.
영화처럼 근사한 사랑을 꿈꾸시나요? 사랑이 당신 마음처럼 잘 안 되는 것은 사랑은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랑하고 또 사랑하세요. 사랑이 뜻밖에 잘 이루어지는 것도 사람과 사람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문제점 : 전 애인 생각으로 온 사람들에게는 상처를 줄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쥐는? 너쥐~♡
문제점 : 자신 혐오 때문에 온 사람한테는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너쥐~♡"라는 문구는 있었다가 떼어져 없어졌다.
이렇게 사는 내가 가엾지 않은가요.
문제점 : 자신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지당한 내용의 문구이나, 지독한 자기경멸이나 자기비하에 빠진 사람에겐 효과가 없을 수도 있는 문구.
풋 하고 웃지 말고 하하하하하하하
문제점 : 대놓고 자기 인생을 비웃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
암 것도 아니여 고민 같은 거, 나이 들어 봐 이그...
3년 전에 고민한 거 기억나세요? 기억 안 나죠? 이번에도 그럴 거예요.
문제점 : 잠깐의 충동 때문에 투신하는 이들에게만 제한적으로 해당하는 문구이며, PTSD 경우엔 해당 사항이 아니다. 정신적 외상을 입은 사람의 경우 3년은 커녕 죽을 때까지 당시의 악몽을 안고 일생을 살아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들의 머릿속에서는 눈 뜬 순간부터 꿈속까지 매초 매분 그때의 일이 머릿속에서 끝없이 재생된다. 이런 이들에게 "기억 안 나죠?"라고 묻는 건 너무 순진하고도 바보같은 질문이 될 것이다.
엄마는 아기를 낳아 온 마음으로 사랑했습니다. 그렇게 수백 번을 반복해 당신이 있습니다.
문제점 : 어린 시절 가정폭력, 아동학대를 당해온 사람들에겐 공감이 전혀 안 될 수도 있는 문구다.
당신의 생명은 국보보다 더 소중한 생명의 보물입니다.
문제점 : 캠페인이나 공익광고 같은 곳에서 항상 들을 법한 흔한 말이므로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한국 사회는 점차 변화되고 있는 중이나 근래에도 일상화된 갑질, 노동착취 등 인권침해가 빈번하게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사회가 지속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이런 캠페인 문구는 자칫 공허한 외침이 될 수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폭포는? 나이아가라 폭포
자가용의 반대말은? 커용
파일:external/a2.img.mobypicture.com/02848880c3b49123f1e162b8f12ed0fe_new_medium.jpg
수영 잘해요?
문제점 : 마포대교에 적힌 글귀들 중에서도 가장 논란이 많은데, 대놓고 자살하러 온 사람 전체를 도발하고 있다. 2019년 현재 아직까지도 삭제가 되지 않았다.
많이 힘들었지?
마음을 열어 보세요.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은.
문제점: 인간관계 속에서 믿었던 이들에게 배신 당해서 온 이는 공감하기 어렵다.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답은 없었지만 그래도 한번만 더 물어보자'라는 생각을 줄 수 있기에 이 문구만큼은 호평이 많다.
나무위키 : 마포대교 - https://namu.wiki/w/마포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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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msn.com/ko-kr/news/living/마포대교-투신예방-문구-7년만에-제거…반응은/vp-AAJhrx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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